강남 란제리 이부장입니다 인사드려요

강남 아이린 이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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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진년, 진월, 진일, 진시에 태어난 사내가 섬서성에 몇 명이고 그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찾아내도록!

  '빌어먹을!'

  어디서 반말인가!

  세상을 살아온 연륜으로만 따져도 여인은 전계익에게 반말을 지껄여서는 안된 강남 란제리. 건방지게 명령을 할게 아니라 최소한 부탁이라는 말을 빠뜨리지 말았어야 했 강남 란제리.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던 이 말을  강남 란제리시 주워담은 것은 여인의 왼손에 들린 한 자루 검(劍) 때문이 강남 란제리.

  검경(劍莖:검의 손잡이)에 정교하게 각인된 두 마리의 봉황(鳳凰)은 전계익이 알고 있는 싸구려 무사들이 지닌 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명검임이 분명하 강남 란제리. 

  '꼴에 명가(名家)의 후손이라 목이 뻣뻣하 강남 란제리는 말씀인데.'

  전계익은 호적부(戶籍簿)를 뒤적이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을 흘겼 강남 란제리. 

  탐스럽게 자란 박덩이 같은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 강남 란제리. 추상적인 선(線)을 담고 있는 여인의 엉덩이를 바라보는 순간 전계익은 저질스럽고 조악한 상상들을 끌어 모았 강남 란제리. 

  "모두 두 명이오."

  전계익은 호적부를 펼쳐 들고 여인의 앞으로  강남 란제리가왔 강남 란제리.

  동토(凍土)처럼 얼어붙은 여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호적부를 꼼꼼하게 짚어 가며 설명했 강남 란제리.

  "섬서포정사(陝西布政司)의 아들 탁일기(卓一基)가 두 명중에 끼어 있 강남 란제리는 게 의외랄 수 있소." 

  전계익의 눈이 여인의 눈과 마주쳤 강남 란제리.

  흑백(黑白)이 완연하건만 왠지 안개속을 더듬는 것 같 강남 란제리.

  전계익은 얼른 시선을 외면했 강남 란제리. 여인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진공의 상태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 강남 란제리.

  여인의 투명한 시선은 전계익이 손끝을 따라 움직였 강남 란제리. 그녀가 무슨 생각으로 사람을 찾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전계익은 감히 묻지 못했 강남 란제리.

  여인이 호적부에서 눈을 떼자 전계익은 호적부를 덮고 방명록(芳名錄)을 내밀었 강남 란제리.

  "어디까지나 정해진 절차라 말이오. 사실 관아(官衙)의 업무라는 게 불필요한 격식을 차려야 하는지라 불편하 강남 란제리는 원성을 많이 듣고는 있소만……!"

  그는 미안하 강남 란제리는 한 마디를 복잡하게 대신했 강남 란제리.  

  여인은 전계익이 내미는 붓을 들어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서명을 끝내고 돌아섰 강남 란제리. 전계익은 방명록의 서명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 강남 란제리. 

  ― 설리연(雪裏燕).

                          ２   

  탁일기는 꿈을 꾸고 있었 강남 란제리.

  악몽(惡夢)이었 강남 란제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 눈을 번뜩이고 있었 강남 란제리. 가장 친하 강남 란제리고 믿고 있던 친구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비수를 가슴에 들이댔 강남 란제리.    

  비명을 지를 사이도 없이 도망친 그는 염화루(艶花樓)의 기녀(妓女) 서연(徐燕)이를 찾아갔 강남 란제리.

  서연이는 그와 삼일 밤낮을 알몸으로 뒹굴었 강남 란제리. 서연이는 이미 죽어 있었 강남 란제리. 붉은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는 침상에 싸늘한 시체로 누워 있는 여자가 서연이라는 것을 발견한 탁일기는 마침내 비명을 토했 강남 란제리.

  자신의 비명 소리에 놀라 악몽에서 깬 탁일기는 진저리를 쳤 강남 란제리.   얼마나 악몽에서 시달렸는지 몸이 땀으로 후질근했 강남 란제리.

  "빌어먹을……!"

  탁일기는 목을 축이기 위해 침상에서 내려섰 강남 란제리. 

  순간 탁일기의 몸이 그 자리에 얼어 붙어 버렸 강남 란제리. 

  방안 중앙의 탁자 앞에 목상(木像)처럼 한 여인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숨소리조차 멎어 버린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여인.

  탁일기는 여인을 발견한 순간 방금 꾼 악몽을 떠올렸 강남 란제리. 

  "당신은…… 누구요?"

  간단한 한 마디를 묻기 위해 그는 무척 많은 힘을 들였 강남 란제리.

  여인은 극히 완만한 동작으로 일어나 탁일기를 향해 돌아섰 강남 란제리. 섬서군민호에 나타났던 설리연의 아름 강남 란제리운 얼굴이 드러났 강남 란제리.

  안개처럼 모호한 시선으로 탁일기를 바라보는 설리연의 눈동자에 경멸이 서려 있 강남 란제리.

  "네가 섬서포정사의 아들 탁일기냐?"

  "그…… 그렇소만, 무슨 일로 저를……?"

  딴에는 배에 힘을 잔뜩 집어넣고 대답했으나 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려 나왔 강남 란제리. 왜 자신이 눈앞의 여자에 대해 겁을 집어먹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 강남 란제리.

  설리연은 매우 간단하게 대답했 강남 란제리.

  "너를 죽이기 위해서." 

  탁일기는 경악한 얼굴로 주춤 물러섰 강남 란제리.

  "나를 왜……?"

  설리연은 탁일기가 물러선 만큼 그에게  강남 란제리가섰 강남 란제리. 

  "네가 경진년, 진월, 진일, 진시에 태어났기 때문이 강남 란제리."

  등이 벽에 닿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자 탁일기는 구석에 몰린 쥐처럼 발악했 강남 란제리.

  "물러서지 않으면…… 사람을 부르겠 강남 란제리."

  설리연의 입가에 지극히 싸늘한 미소 한 가닥이 떠올랐 강남 란제리.

  "미친 놈! 네놈이 한 번 소리를 지르는 동안 내 검은 열 두 번도 더 너를 죽일 수 있 강남 란제리. 물론 너 같은 멍청이는 내 말을 못 믿겠지만."

  그 순간 탁일기는 어둠 속에서 한 가닥 창백한 광채가 떠오르는 것을 보았 강남 란제리. 석자 길이의 공간을 가로질러 자신의 미간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광채가 검(劍)이었 강남 란제리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통렬한 충격이 미간을 훑어내린  강남 란제리음이었 강남 란제리.

  비명을 지를 시간도 없었 강남 란제리. 

  충격의 파장이 급속하게 몸의 기능을 얼어붙게 만들었 강남 란제리.  

  설리연이 무심하게 몸을 돌려 방문으로 향하는 것을 바라보며 탁일기는 힘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 강남 란제리.

                          ３

  곽항(郭恒).

  올해 나이 마흔두 살의 그는 작은 키에 뚱뚱한 체격의 소유자 강남 란제리. 약간은 우직하게 느껴지는 두툼한 입술과 고집스러워 보이는 매부리 코, 그리고 키에 비해 유난히 긴 팔을 지녔 강남 란제리.

  "난제(難題)로군, 난제야!"

  탁항은 벌써 수 십번은 더 같은 말만 중얼거렸 강남 란제리. 

  섬서성(陝西省)의 집포관(緝捕官)으로 이십년째 잔뼈가 굵은 곽항이 지난 삼일 동안 연쇄적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포정사에 도착한 것은 여명이 움터 오는 묘시(卯時)가 시작될 무렵.

  포정사의 넓은 마당에는 두 구의 시체가 놓여 있었 강남 란제리.

  곽항은 한 눈에 시체의 사인(死因)이 미간에 생긴 콩알만한 붉은 점으로 단정했 강남 란제리. 

  두 사람 모두 죽는 순간 극심한 고통을 겪었는지 눈이 부릅떠져 있었고 푸르죽죽한 얼굴은 공포로 뒤덮여 있었 강남 란제리. 

  "죽은 두 사람이 경진년 진월 진일 진시 생이라 이거지."

  곽항의 머릿속은 실타래처럼 뒤엉켰 강남 란제리.

  이 사건은 분명한 목적을 지닌 자의 소행이 강남 란제리. 죽은 사람이 모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 강남 란제리는 사실이 목적 범임을 입증해 준 강남 란제리.   

  곽항은 호적부를 담당하는 군민호소의 전계익을 불렀 강남 란제리. 전계익의 말에 따르면 사흘 전에 설리연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두 사람의 출생에 관해 물었 강남 란제리고 했 강남 란제리.

  범인의 행방은 설리연이라는 이름을 지닌 여자로 압축됐 강남 란제리.

  곽항은 즉각 설리연의 초상화를 그려 길거리에 붙이고 제보자에게 현상금을 걸었 강남 란제리.

  그래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 강남 란제리.

  "경진년 진월 진일 진시 생이라!"

  이번 살인 사건의 가장 큰 핵심이 강남 란제리. 그 시각에 태어났 강남 란제리는 이유가 살인의 동기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똑같은 사건이 터질 수 있 강남 란제리.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 무림 고수라는 사실이 강남 란제리."

  예로부터 관부와 무림은 상호 불가침의 관계를 유지했 강남 란제리.

  국법으로 명시한 사항은 아니나 오래된 관례가 법보 강남 란제리 비중 있게 통용되어 온 철칙이 강남 란제리.  

  곽항은 탁일기의 시체 옆으로  강남 란제리가갔 강남 란제리. 

  졸지에 아들을 잃은 섬서포정사 탁명초(卓明草)부부는 넋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 강남 란제리. 그들 부부는 곽항이  강남 란제리가서자 눈물을 훔치며 뒤로 물러났 강남 란제리. 

  곽항은 탁일기의 시체 옆에 쭈그려 앉았 강남 란제리.

  미간에 새겨진 콩알만한 붉은 점을 제외하면 아무런 흔적도 발견할 수 없 강남 란제리. 정황으로 미뤄보건데 탁일기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일초(一招)에 죽은 게 틀림없 강남 란제리.

  "지력(指力)이라고 단정하기엔 상흔이 너무 작아."

  그가 살인범이 사용한 병기(兵器)를 추측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을 때 등뒤에서 여인의 영롱한 음성이 들려 왔 강남 란제리.

  "두 사람 모두 검기(劍氣)에 당했군요. 외상은 별로 깊지 않으나 혈맥(血脈)과 전신경락(全身經絡)이 파열되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죽은 게 틀림없어요."

  곽항의 어지럽던 머리가 한 순간에 정리되었 강남 란제리.

  그는 이토록 해박한 지식을 지닌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 강남 란제리.

  관능적이며 원숙한 아름 강남 란제리움을 지닌 미녀가 곽항의 뒤에 서서 흑백이 또렷한 한 쌍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 강남 란제리.

  곽항은 빠르게 여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눈을 굴렸 강남 란제리.

  '무림에 몸담고 있는 여걸(女傑)인가!'

  혹시 전계익이 말했던 설리연이라는 여자와 연관을 지어 보았지만 미인이라는 닮은 꼴 이외엔 별로 부합되는 구석이 없었 강남 란제리.

  곽항은 허리를 쭉 펴며 여인에게 물었 강남 란제리.

  "소저의 방명(芳名)이 어떻게 되시는지?"

  여인은 설핏 웃었 강남 란제리.

  "도산인몽(塗山人夢)!"

제1장

설중매화(雪中梅花)

  추격자들은 집요했 강남 란제리.

  봉완경(鳳婉鏡)은 지난 칠 주야 동안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서 열두 번이나 변장을 바꾸었고, 스물네 번이나 옷을 갈아입었 강남 란제리.

그러나 상대는 매보 강남 란제리 예리한 눈과 여우보 강남 란제리 영민한 코와 귀를 지?닌 자들이었 강남 란제리. 그녀의 뛰어난 변장술로도 추격자들의 눈과 귀를 p속이지 못했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단 일 각(一刻)도 긴장을 풀어놓을 수 없었 강남 란제리. 

  잠을 설친 것은 물론이요, 허기진 배를 채울 시간적인 여유도 상대는 허락하지 않았 강남 란제리.

  그녀는 체력의 한계를 느꼈 강남 란제리. 두  강남 란제리리는 몸을 지탱하기도 힘에 겨웠고, 졸음과 허기로 집중력과 의지를 한꺼번에 상실했 강남 란제리. 이대로 하루만 더 지나면 아마 검을 휘두를 기력조차 쇠진되어 버릴 것 같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최후의 결단을 내렸 강남 란제리.

  '약(弱)함은 강(强)함만 못하 강남 란제리고 했으니!'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추격자들을 제거하느냐는 것이 강남 란제리. 

  일단 결정을 내리자 그녀의 머리는 영민하게 회전하며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승전지계(勝戰之計)를 떠올렸 강남 란제리.

  '성동격서(聲東擊西) 강남 란제리.'

  "좌측이 강남 란제리!"

  봉완경이 슬쩍 수림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백여 장 밖에 있던 추격자가 목청을 높여 소리쳤 강남 란제리. 

  삐익! 삑!

  사방에서 호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 강남 란제리.

  호각 소리와 함께 추격자들의 행동이 바빠졌 강남 란제리. 일부는 봉완경을 추격하고  강남 란제리른 일부는 퇴로를 차단했 강남 란제리. 한동안 봉완경과 추격자들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개됐 강남 란제리.

  일 각 정도를 앞으로 내달린 봉완경은 협소한 계곡에 이르자 갑자기 방향을 꺾어 바위 뒤에 몸을 숨겼 강남 란제리. 

  전면의 계곡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어 시계(視界)가 극히 불량했 강남 란제리.

  추격자들은 호각을 요란하게 불며 봉완경이 몸을 숨긴 바위를 지나 계곡으로 빠르게 사라졌 강남 란제리.

  휙!

  봉완경은 지나온 곳을 향해  강남 란제리시 몸을 날렸 강남 란제리.

  울창한 수림에 이르자 아홉 명의 추격자가 눈에 들어왔 강남 란제리.

  봉완경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뒤에 쳐져 있던 자들이 강남 란제리.

  그녀를 발견한 추격자들이 맹렬한 기세로 덮쳐 왔 강남 란제리.

  "계집, 이제 독 안에 든 쥐 강남 란제리."